커피 그라인더의 버 정렬이 필요한 이유 - (2)
커피 그라인더의 버 정렬이 필요한 이유 - (1) 기사를 통해 버셋(Burr Set)의 수평 정렬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이해했다. 이제 상업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말코닉 EK43 그라인더의 버셋을 정렬하는 다양한 방법들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선 버 정렬이 되지 않은 플랫 버 그라인더에서 분쇄된 결과물에 대해 생각해 보면, 버 정렬이 잘 되어 있는 그라인더의 분쇄 결과물에서는 커피 패키지에 표현된 노트들이 더 뚜렷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버 정렬이 잘 되어 있지 않은 그라인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추출을 통해서 알 수는 없을까?
해외 유명 커피 블로그인 Coffee Navigated의 Grinder Alignment 포스트에서는 브루잉 커피 추출시 그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알려준다. 위 이미지는 하리오 V60 드리퍼에서 커피가 추출되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사진이다. 위 사진에 사용된 커피는 버 정렬이 잘 되지 않은 그라인더에서 분쇄된 것인데, 그 점을 알 수 있는 2가지 이유는 아래와 같다.
- 종이 필터의 윗 부분을 보면 약간 굵은 입자의 커피가 남아 있다.
- 필터 안의 파우더보다 약 1-2센티미터 물이 남아 있을 때, 추출 속도가 느려진다. 그 이유는 버 정렬이 잘 되지 않은 그라인더에서 분쇄되었기 때문에 미분이 드리퍼 하단부에 가라앉아 물이 빠지는 것을 느리게 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버 정렬이 잘 되지 않은 그라인더에서 분쇄한 커피는 너무 굵은 입자와 가는 입자를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추출에 있어서 위와 같은 문제점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Burr Alignment(버 정렬)를 확인하는 방법
첫 번째 방법은 수성펜을 사용하여 버 정렬을 체크하는 것(위 사진 참조)이다. 바라짜 포르테 얼라이먼트 해보신 분 계신가요?이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호주의 오나 커피 소속의 Devin Loong(현재 오나 커피 멜번 매니저)이 미국 홈바리스타클럽의 게시글을 보고, 실제 바라짜 포르테 버 정렬을 시도했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그라인더를 작동하여 수성펜의 흔적이 없어진 부분이 한쪽에 치우쳐 있다면 이는 버 정렬이 잘못되어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필자 역시 바라짜의 포르테 모델을 사용하고 있어 버셋을 해체해본 결과, 실제 버셋 사이에 커피 입자들이 축적될 수 있어 장기간 유지 관리를 해주지 않는다면 버 정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두 번째 방법은 그라인더가 작동할 때, 버의 소리를 확인하는 것이다. 버셋의 간극을 극도로 좁히다 보면 버셋이 맞물려 마찰음을 내게 된다. 이 때, 마찰음이 위와 같이 지속적이지 않고, 첫 번째 사운드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일정 간격으로 반복된다면 이는 버 셋의 정렬이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증거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버 정렬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며, 특히 말코닉 EK43과 같은 경우 버 정렬을 확인한 후, 수평계를 이용하여서 정렬을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다. 독일의 Titus사에서 이를 위해 수평계를 개발한 바 있는데 이와 관련된 내용은 이미 Titus의 EK43 버 정렬 툴 소개 영상 기사에서 다룬 바 있다.
우리는 커피 그라인더의 버 정렬이 중요한 이유들을 고려함으로 그라인더에 있어서 유지 관리는 커피의 맛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따라서 고가의 그라인더라 하더라도 유지 관리가 따르지 않는다면 고가의 그라인더 역시도 그 값어치를 다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며, 더 나은 커피를 계속 추구하는 독자들을 응원하는 바이다.
July 03, 2020 at 07:06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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