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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September 3, 2020

[도청도설] 코로나 뚫은 커피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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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에티오피아가 원산지이나, 17세기 아랍으로 건너가면서 널리 퍼졌다. 양떼들이 어느 특정한 풀을 뜯어먹기만 하면 잠을 이루지 못하는 걸 본 유목민들이 그 풀에서 쓰디쓴 액체를 뽑아낸 것이 커피 확산의 계기다. 당시 이슬람 성직자들은 심야 기도에서 잠을 쫓기 위해 커피를 각성제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커피가 들어온 건 구한말이다. 1882년(고종 19년)부터 외국과의 통상협정이 이뤄지면서다. 특히 고종은 1896년 ‘아관파천’으로 러시아공관에 머물 때 커피를 즐겨 마신 걸로 전해진다. 한국 최초의 커피숍이 생긴 것도 그 무렵이다. 외교사절 접대의 필요성을 느낀 고종이 자신과 가까운 독일인 통역사 앙투아네트 손탁 여사(당시 러시아 공사의 처형)에게 서양식 영빈관 즉 호텔을 지어 주었고, 이곳에 ‘정동 구락부’라는 커피숍이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일제시대에도 일본인이 서울 명동에 다방을 운영했다는 기록이 있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미군에 의해 인스턴트 커피가 유입되면서 수요가 점차 늘어났다. 1960년대 말 신중현이 다방을 배경으로 만든 ‘커피 한 잔’이란 대중가요가 공전의 히트를 친 것도 그런 풍조가 반영됐지 싶다.

이미 알려졌듯이 한국의 커피 소비량은 성인 1인당 연간 353잔(2018년 기준)으로, 세계 평균의 2.7배에 이른다. ‘커피공화국’이라 불리는 이유다. 하기야 국내 커피전문점 수만 해도 증가일로다. 정부의 식품외식 통계에 따르면 2016년 5만1551곳에서 2017년 5만6928곳, 2018년 6만6231곳으로 해마다 5000곳 이상씩 많아지는 추세다.

그러니 올 들어 커피 수입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는 소식도 무리가 아니다. 엊그제 관세청의 발표를 보면 지난 1~7월 수입량은 9만355t으로, 전년 동기보다 5.37% 증가했다. 이 기간 커피 수입량이 9만 t을 넘은 건 처음이다. 지난해에도 수입량이 역대 최초로 15만 t을 돌파했는데, 올해는 그보다 웃돌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식산업이 침체를 겪는 와중에도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위축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읽힌다.

하지만 사람이 많이 모이는 다중 장소인 커피전문점과 카페가 집단감염의 진원지로 작용하는 건 경계해야 할 터다. 그런 사례가 심심찮아서다. 최근 BTS(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온라인으로 ‘달고나 커피’를 만들어 마시는 장면이 화제를 모은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 ‘집콕 챌린지’의 좋은 사례라는 칭찬이 쇄도했으니 말이다.

구시영 논설위원 ksyo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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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03, 2020 at 05:46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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