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우황청심환으로 잘 알려져
최근 베이징에 2030 겨냥한 퓨전 카페 문 열어
구기자·익모초 넣은 ‘약재 커피’ 인기 폭발
"시대 변화에 맞춰 변신해야 살아남는다"
지난달 25일 베이징 지하철 솽징역 근처의 한 카페에 들어서자 묘한 냄새가 났다. 벽면엔 한약방에서 볼 법한 각종 약재가 진열돼 있었다. 천장에도 투명 케이스에 담긴 약재가 매달려 있었다. 한쪽에선 청색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커피를 만들었다.
한약방인 것 같기도, 커피 전문점인 것 같기도 한 이곳은 351년 역사를 가진 중약방 ‘동인당(同仁堂·퉁런탕)’이 최근 선보인 퓨전 카페 ‘즈마젠캉(知嘛健康)’이다. 1층에선 커피, 빵, 보양탕, 건강식품을 함께 판다. 2층에선 검진을 하고 약을 처방·조제하거나 치료를 한다. 한켠엔 1956년 "동인당은 영원히 지켜져야 한다"고 말한 마오쩌둥 초대 국가주석의 사진도 걸려 있었다.
즈마젠캉 바리스타 리씨는 "구기자는 늦은 시간까지 일하느라 기운이 빠진 젊은 사람들의 원기 회복에 특히 좋은 원료"라며 "커피를 즐겨 마시면서도 건강에 관심이 많은 20~30대가 ‘건강한 커피’에 열광하는 것 같다"고 했다.
2019년 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차 중국 방문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후 베이징에 있는 동인당 생산 시설을 시찰하기도 했다. 북한 제약 산업 개발 의지를 드러내며 중국 국가 무형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된 동인당을 방문한 것이다.
매장에서 만난 동인당건강의 위루이쉬안 부사장은 "오랜 세월 중국인과 함께 한 동인당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젊은 소비자의 관심사에 맞춰 변신해야 했다"고 했다.
위 부사장은 "코로나 사태로 건강과 건강식품에 관심을 갖는 젊은 세대가 훨씬 많아졌고 이 부분을 공략했다"고 했다. 이들의 건강관리 수요를 파악해 고루하지 않고 세련된 공간을 만들어낸 것이다. 요즘 젊은 세대가 옛것에서 재미를 느끼는 뉴트로(새로움과 복고를 합한 말) 열풍도 2030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데 한몫했다.
이날 카페 매장엔 학생이나 직장인으로 보이는 젊은 층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중년 세대도 눈에 띄었다. 동인당의 기존 고객은 주로 중년과 노년 세대다. 한 테이블에선 딸과 엄마가 오골계탕, 빵, 커피, 차 음료를 시켜 먹고 있었다. 50대 여성은 "어려서부터 약을 지어 먹은 동인당에서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좋다"고 했다.
October 01, 2020 at 05: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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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비즈] 김정은도 찾아간 350년 전통 동인당이 커피도 파는 이유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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