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엘고 건물 외관최근 후엘고를 이야기하는 분들이 주변에 많았다. 바리스타들이 휴무일에 놀러가는 단골 카페. SNS에서도 종종 보이고, 그곳의 원두를 사용하는 곳도 있었다.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바리스타는 뜨거운 물을 주전자에 받아 정성껏 드립을 해주고, 예쁜 월계수 잎을 그려 라테를 내어주었다. 한 모금을 천천히 마시니 강하지 않은 커피가 깔끔했다. 편안한 커피였다. 더운 여름에 올라오느라 지치고 피곤했는데, 힘들었던 기분을 살짝 좋게 만들어주는 음료들이었다. 함께 주문한 피낭시에와 견과류 가득 들어간 쿠키도 좋았다. 우리 동네에도 이런 카페가 있으면 좋으련만.
"후엘고란 어떤 뜻을 가지고 있나요"라고 질문하자 조 대표는 "충분한 공간"이라고 답변했다.
`커피 한 잔 하기에 충분한 공간, 책을 읽기에 충분한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이 가게를 꾸몄다고. 많이 개조하지는 않았지만, 환한 채광과 따뜻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유리창을 통창으로 교체하고, 따뜻한 색감의 가구와 조명을 놓았다고 했다.

싱글 원두를 사용해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저도 그런 커피를 제공하는 카페를 하고 싶었고요. 그런데 막상 카페를 오픈하니 가격 경쟁이 너무 치열한 거예요. 한 잔에 1500원에서 2000원. 가격의 제약 때문에 좋은 생두를 쓸 수가 없었고, 손님들에게 조금 더 좋은 커피를 제공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으니 갑갑했어요. 즐겁지도 않았고요. 여의도 매장을 정리하고, 염리동에서 가게를 오픈하고는 제가 사용하고 싶은 좋은 원두를 사용하면서 커피를 내릴 수 있어서 참 즐거워요. 손님들도 그런 것을 알아주시고, 좋아해 주시고요."
`주로 어디서 생두를 납품받느냐`는 질문에, 그는 스페셜티 생두를 소량씩 제공하는 업체들을 이야기했다. 가격은 싸지 않지만 좋은 생두를 취급하기로 유명한 곳들이었다.
`일반적으로 드립 커피에 사용되는 생두는 그런 좋은 원두를 쓰지만, 아메리카노나 라테에 사용되는 원두는 일반적인 블렌딩 원두를 사용하지 않나요?`라는 질문에 조 대표는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저희는 아메리카노나 라테에도 따로 블렌딩 원두를 사용하지 않아요. 싱글 원두를 사용하고 있어요. 아까 드셨던 라테도 에티오피아 원두로 추출한 커피였어요."

▶ 후엘고 찾아가는 길.이곳에서는 핸드드립은 물론 아메리카노와 라테에도 좋은 싱글 원두를 사용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이야기를 하는 조 대표를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카페를 하기에 좋은 입지라는 정답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함께.
사람들이 왜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면 편안하다고 하는지, 바리스타들이 휴무일에 이곳을 찾는지 알 것 같았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제가 분석하는 건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마음요. 그래서 진짜 소비자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요즘엔 카페 열심히 다니며, `커통세(커피를 통해 세상을 보다)`를 씁니다."
※ 더 도어(The Door)는 `공간`을 중심으로 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입니다.
[박지안 리테일 공간 분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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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18, 2020 at 02:01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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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통해 세상을 보다] 한참 언덕을 올라 커피 한잔만 마셔도 내겐 `충분한 공간` - 매일경제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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