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로스팅과 같은 방법으로 제조
공무원 준비하다가 뒤늦게 농수산대 가서 창업
커피를 마음껏 마시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카페인이다. ‘디카페인’ 커피라는 대안이 있지만, 카페인 제로는 아니다. 소량이나마 들어있다.
카페인이 전혀 없는 ‘작두콩’으로 차를 만들어 커피 맛과 향을 그대로 살린 청년이 있다. 충성 고객들은 ‘무카페인 커피’라고 표현한다. 커피 대용차인 ‘작두콩차’를 만드는 그린로드의 김지용 대표를 만났다.
◇‘무카페인’ 커피 대용차
그린로드의 ‘킹빈’은 (king bean)’은 작두콩으로 만든 차다. 작두콩은 국내에서 재배되는 콩 중 가장 크고, 항산화, 단백질 등 성분도 많이 들어 있다. 그래서 ‘킹빈’이라 제품명을 지었다.
맛은 아메리카노와 비슷하다. 그런데 커피는 아니기에 카페인은 없다. 김지용 대표가 우연히 발견한 아이디어는 곧 상품성을 인정받았고 온라인몰(https://bit.ly/2Yl0K6V)을 비롯해 하나로마트, 공항면세점, 80개 넘는 식료품점 등에 입점돼 인기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드립백 제품만 개발 이후 20만팩 가까이 나갔다.
김지용 대표는 6년 간 공무원 준비생이었다. 전공인 영문학에 상관없이, 경찰 공무원이 돼서 안정적인 삶을 누리고 싶었다. 머리를 깎고 절에서 시험을 준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수험기간이 길어질수록 앞날이 캄캄해져갔다.
생활비가 부족해 전전긍긍할 때 주변 어르신 권유로 야생화 농장에 취업했다. 새로운 세상이 보였다. "농촌지역에서는 80대 노인도 농업으로 용돈벌이를 합니다. 평생 직장을 갖기 위해 공무원 준비를 한 건데, 농사가 진정한 평생 직장이었던 거죠. 진로를 농업으로 바꾸기로 하고, 농업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 30살 늦깎이 나이에 한국농수산대학 특용작물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세상에 없던 차. 상품화에 대한 자신도 생겼지만 창업까지 생각하진 않았다. 기술 매각 등을 하려고 했다. 그러다 일이 생겼다. 지금은 아내가 된 여자친구가 큰 병을 앓으면서 2000만원 넘는 치료비가 나온 것. 치료비 목적의 상금을 타기 위해 한 공모전에 도전했다.
"농협에서 주최한 농식품 TED 아이디어 경연대회에 도전했습니다. 병원 간이침대에 쪼그려 앉아 작두콩 커피 발표 준비를 했어요. 절실함이 통했는지 최우수상과 상금 1000만원을 받았습니다. 그러자 여자친구가 이 아이디어로 사업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 하더라구요. 그제서야 ‘정말 한 번 해볼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사가 더해지면서 큰 애착이 생긴 거죠."
임산부와 비염환자를 집중 공략하자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드립백’형이다. 온라인몰(https://bit.ly/2Yl0K6V)에서 새로 출시한 캡슐형의 인기도 뜨겁다. 캡슐 머신에 넣으면 일반 커피처럼 나온다.
-사업하면서 보람을 느낀 순간이 있다면요.
"서울의 한 대형 체육관에서 장애인 학생을 대상으로 드립 체험을 실시한 적이 있습니다. 장애인들은 복용하는 약이 많아 카페인에 예민한 편입니다. 그래서 커피를 못 드시는 분이 많죠. 그분들이 저희 제품으로 커피 맛을 즐기시는 모습을 보고 너무 뿌듯했습니다."
"보통 농사라고 하면 땡볕, 트랙터 같은 1차원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데요, 농업의 응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작물 박스를 디자인하는 디자인 학도, 농촌생활 브이로거 등 농업을 기반으로 재능을 살릴 방법은 다양합니다. 농업에 본인이 잘 하는 것을 접목하면 새로운 길이 보일 겁니다."
-그린로드의 앞으로 비전과 계획을 알려주세요.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캡슐형 상품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할 예정입니다. 하반기에는 인스턴트 커피처럼 물에 타 먹는 가루형 상품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저를 믿고 따라준 그린로드 직원들 이야기도 안 할 수가 없네요. 회사가 정말 좋은 직장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잘 키워나가겠습니다."
June 18, 2020 at 04: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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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취중잡담] 임산부들 푹 빠진 카페인 '제로' 커피차, 20만팩 히트시킨 청년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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