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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July 22, 2020

커피 들었더니 "삐-"…무용지물된 열화상 카메라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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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3학년 등교 개학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휘봉고등학교에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고등학교 3학년 등교 개학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휘봉고등학교에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 "삐-삐-삐-" 점심시간 충청남도 아산시의 A고등학교 중앙 현관에선 열화상 카메라 알람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던 학생들이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된 현관을 지나가서다.

섭씨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짧은 외부 활동만으로도 열이 올라 고체온자로 구별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A 고등학교 교사 한모씨는 "교무실이 1층이라 처음엔 너무 시끄러웠는데 매일 반복되다보니 다들 적응했다"며 "학생들이 운동을 하고 열이 오른 채로 지나다니니 발열 학생을 걸러내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아메리카노·도시락 들었는데 '고체온자?'…"기다렸다가 들어와주세요"
/사진=pexels
/사진=pexels

최근에는 학교 뿐 아니라 대형 건물 입구마다 열화상 카메라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건물 출입자가 코로나19 발열 체크 통과 기준인 섭씨 37.5도를 넘어서면 카메라에서 알람이 울리는 식이다.

문제는 여름철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열화상 카메라의 고체온자 구별이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외부에서 조금만 머물다 들어와도 체온이 높아져 신호음이 울리는 경우가 잦아졌다. 심지어는 뜨거운 커피를 들고 출근을 하다가 열화상 카메라에 걸리는 경우도 허다해 아예 카메라 전원을 꺼두는 경우까지 생겼다.

서울시 강남구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모씨는 "출근길에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들고 건물에 들어올 때도 카메라가 종종 울린다"며 "가방 안에 도시락을 싸서 올 때도 울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땐 확인 후에 통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접촉식 체온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병원이나 열화상 카메라가 없는 일부 건물에선 비접촉식 체온계로 이마나 손목의 체온을 체크하는데 외부 기온에 따라 일시적으로 체온이 높게 측정되는 경우가 많다.

서대문구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김모씨는 "점심을 먹고 땡볕에 걸어오니 이마가 뜨거워져서 30분 동안 건물에 못들어간 적이 있다"고 토로했다. 대구에 사는 정모씨는 "더운 날씨에 병원에 걸어갔더니 체온이 높게 나와 곧바로 진료를 보지 못했다"며 "10분 정도 기다렸다가 다시 재니 정상 체온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열화상카메라는 1차 스크리닝 목적, 체온계 함께 써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출입문에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출입문에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전문가들은 여름철 열화상 카메라의 측정 오류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열화상 카메라는 1차적인 스크리닝 용도로만 사용하고 정확한 체온 측정에는 체온계를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보안업체 관계자는 "체온 측정용이 아닌 산업용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한 곳들은 정확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열화상 카메라는 1차적 발열 체크 용도로만 사용해야 하고 정확한 체온 측정은 추가로 진행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피서객들의 대규모 이동도 예상된다. 현재 김포·제주공항이나 기차역 등에서는 열화상 카메라로 고체온자를 구별하고 있는데 실내외 온도차로 인한 측정 오류가 잦아질 경우 큰 혼란도 우려된다.

이재갑 한림대병원 감염내가 교수는 "실내외 온도차가 커지면 열화상 카메라의 정확도는 떨어지게 돼있다"며 "코로나19에는 여러 증상이 있는데 발열 현상만을 가지고 이를 확인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는 일일이 체온을 잴 수 없으니 스크리닝을 목적으로 열화상 카메라를 고육지책으로 쓰는 것"이라며 "정확한 체온 측정을 위해선 실내로 들어온 뒤 15~20분 정도 여유를 갖고 체온을 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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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3, 2020 at 02:4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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